황홀하고 절망적인, 치명적이고 장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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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적으로(작가가 그려놓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멀쩡했을
그리고 더욱이 화목했을 집이 불타고 있다(三界火宅 p-00).
그리고 아버지와 등에 업힌 아들이 화염에 감싸인 집을 먼발치에서 바라본다.
(아버지와 아들은 또 다른 버전의 그림에서 화염과 함께 추락하는 별을 본다.-황홀과 절망 p-15)
땅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아님 산불이라도 난 듯, 아님 화산 폭발이라도 난 듯
대지는 연신 불과 연기를 뿜어내고, 세상은 순식간에 온통 화염에 감싸인다.
그리고 토네이도처럼 휘몰아쳐오는 화염을 피해 혼비백산 도망치는 사람들이며 갈팡질팡하는 사람들.
붕괴되는 일상과 허물어지는 이상? 세상이 불타버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세상을 갈아엎었으면 좋겠다? 이 일련의 불타는 그림들은 작가의 현실인식을 그린 것일까,
아님 욕망이며 비전을 그린 것일까.
안젤름 키퍼의 그림에 의미심장한 그림이 하나 있다. 바로 예술가의 초상을 그린 그림이다.
불에 타 재가 된 숲을 배경 삼아 그 위에 거대한 팔레트를 그려 넣은 그림이다.
바로 예술가를 화전민에다 비유해 그린 그림인데, 알다시피 화전민은 농사를 위해 불을 지르고
삶을 위해 불을 지르고 재생을 위해 불을 지른다. 아마도 애틋했을 곰 인형을 불태우고 화목했을
집을 불 지르는 작가의 행위에는 이런 화전민의 절실함이며 예술혼이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일부분 발췌)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일시 : 2015년 11월10(화)~11월24일(화) (오전10:30~오후6:30 / 매주 월요일 휴무)
‣장소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86 고양아람누리 갤러리울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5-11-28 13:38:46 그림임대 그림판매 미술전시 작품임대 작품판매 갤러리 울 현재전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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